29일 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하버드대학교 연구 결과, 적당한 음주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으며 관련 콘텐츠가 재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하버드대의 권위를 차용해 연구 결과를 과장한 사례라는 게 개발원의 설명이다.

개발원은 “실제 해당 연구는 하버드에서 수행한 것이 아니라 일본 성인 약 5만7000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 변화에 따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분석한 연구”라며 “그 결과 음주를 시작한 후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수치는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수치는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중 감소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고, 연구자들은 과도한 음주는 여전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실제로 체중 감량이 HDL을 높이는 연구 결과는 다수 보고됐으나 반대로 HDL 수치 증가가 체중 감량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부연했다.

오히려 순수 알코올 1g은 약 7㎉의 열량을 갖고 있어 술 자체의 열량이 높고 일반적으로 안주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이해정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알코올은 체내에서 독성을 지니기 때문에 해독 과정에서 다른 영양소보다 먼저 대사되며, 이로 인해 지방이 잘 소모되지 않고 함께 섭취한 음식의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커져 결과적으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발원은 관련 없는 연구 결과를 과장해 전달하는 잘못된 건강 정보가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강정보를 생산하거나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게시자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표현으로 거짓·과장을 주의하고 근거를 기반으로 출처와 날짜를 제시해야 하며 이용자는 출처와 목적, 날짜를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의심해야 한다는 게 개발원의 권장사항이다.

김헌주 원장은 “건강에 안전한 음주는 없으며, 음주로 살이 빠진다는 과장된 건강정보는 오히려 과도한 음주를 부추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