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2천6백여명 105억원 규모 임금체불, 원청이 책임지고 직접 지급하라!
2020.08.11 15:27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2천6백여명, 105억원 규모 임금체불
원청이 책임지고 직접 지급하라!
만성적인 임금체불과 고질적인 4대보험 체납이 결국 곪아 터졌다.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와 도장 작업을 맡고 있는 21개 업체 하청노동자 2천6백여명은 8월 10일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여름휴가를 끝내고 첫 출근이거나 아직 휴가 중인데, 임금이 전부 체불된 것이다. 2019년 4월 전액체불 사태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벌어진 일이다.
체불과 체납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한 게 벌써 2년이다
지난 2년 동안 하청노동자들은 체불과 체납으로 원·하청 사장들에게 농락당해 왔다. 불안정한 생계의 고통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계속됐고, 밥 먹듯이 벌어졌던 20%, 30% 임금체불은 마침내 100%가 돼버렸다. 1년에 한 번 뿐인 여름휴가를 망쳐버린 건 코로나도 아니고, 집중호우도 아니다. 휴가 전부터 예견됐던 임금체불로 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비통한 마음뿐이다.
정규직 휴가가 17일까지라서 체불임금은 아무리 빨리 나와야 20일 경이고, 사실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발표에 복장이 터지고 울화가 치민다. 대부분 이번 주에 각종 공과금과 카드 값이 빠져나가고, 자녀 학원비 등을 내야한다. 가족까지 대략 8천여명의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이번 사태를 도대체 원청은 언제까지 두고 볼 생각이란 말인가!
손실은 하청에 떠넘기면 그만… 원청은 근본대책에 관심이 없다
하청업체의 체불·체납 원인은 매번 똑같다. 기성금이 부족하다는 게 한결같은 이유이다. 원청이 문제를 봉합하는 방법도 항상 똑같다. 4대보험 체납하도록 안내하고, 빌려준 상생지원금 상환기한 연장해주고, 업체가 맡겨둔 영업보증금 빼서 돌려막고, 업체한테는 정부나 금융권에 대출금 받아오게 하고... 그러나 업체 대표들 빚더미만 키워왔던 도돌이표 임시방편도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노동조합과 하청노동자들은 원청이 책임지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누차 요구해왔다. 그러나 현중 자본과 경영진은 근본대책을 수립할 생각이 전혀 없다. 지금 구조와 상태를 바꿀 생각이 아예 없다. 주주들에게 안정적으로 고액배당을 이어가고 수익을 남기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의 리스크와 손실은 손쉽게 하청에게 떠넘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상생은 개나 주고, 빈껍데기 동반성장실 당장 해체하라!
수년째 하청업체의 4대보험 비용만큼 기성금이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불합리한 공정과 인원 투입이 문제라면, 진상을 파악하고 근본대책을 수립하면 될 일이다. 물류와 생산 시스템 등 조건이 전혀 다른 계열사랑 하청노동자 인당비용만 단순 비교해 무턱대고 업체를 쥐어짠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이것은 전형적인 갑질경영이자 무능함의 극치이다. 동반성장실은 갑질 이미지를 덮기 위한 것임이 명백해지고 있다. 더 이상 '동반성장'과 '상생'이라는 말로 현혹하지 말고 빈껍데기 동반성장실을 해체하라.
원청이 하청임금 직접 지급하라! 근본대책 마련하고 갑질원흉 물러가라!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체불임금을 직접 지급하라! 휴가고 나발이고 임금을 볼모로 한 갑질을 즉각 중단하라. 도급계약서대로 임금 직접지불로 처리하고, MOU대로 4대보험료도 원청이 직접 공단에 납부하라!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체불사업장에 대한 근본대책 수립을 지도·감독하고, 원·하청 사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하라! 이 모든 책임은 현중 재벌에 있다. 갑질원흉 정몽준, 정기선, 권오갑, 한영석은 즉각 물러가라!
2020년 8월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사내하청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