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를 보여 준 조선업 노동자들의 2차 공동 파업

투쟁을 지속하고 확대해야 한다

김지태
인쇄글자크기
<노동자 연대> 157호 | 발행 2015-09-21 | 입력 2015-09-19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가 9월 9일과 17일 두 차례 공동 파업을 벌였다. 17일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등의 조선 노동자 2천여 명이 울산에 모여 집회를 열고 가두 행진을 했다.

비가 많이 왔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모였고 시종 힘차고 진지하게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는 지배자들의 고통 전가에 맞서 “다 함께 투쟁하자”는 단결의 분위기가 뚜렷했다.

wspaper_0157_24.jpg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 말라  9월 17일 조선노연 2차 공동 파업. ⓒ김지태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중소 조선소에 대한 정부 지원, 산재 근절, 사내하청 노동자 고용 해결 등을 요구했다.

특히 노사정위 야합을 규탄하고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 조선노연 공동의장인 현대중공업 노조 정병ㅁ 위원장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노사정 합의안을 폐기하라” 하고 외쳤다.

이런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에 보수언론은 “경제 위기에 웬 파업이냐”고 비난한다. 2차 공동 파업 당일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귀족노조”라고 비난하더니 또다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조선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 인상, 고용 불안, 잦은 산재 등에 시달렸다. 이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짠 주요 조선소들은 수조 원이나 이익을 봤다.

올해 주요 조선소들은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요 조선소들의 적자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임금 인상 여력은 충분하다. 예컨대 현대중공업의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만 4조 5천2백26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저들은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만 한다.

더욱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은 임금을 깎고 해고를 더 쉽게 하려는 사측에게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정부와 사측의 고통 전가에 맞선 조선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

그런데 이날 예정돼 있던 조선·자동차 노동자 공동결의대회는 무산됐다. 현대차지부가 날씨가 궂다며 갑자기 취소했기 때문이다. 정부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일이었다. 현대차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기대했던 노동자들의 실망이 컸다. 연단에서도 집회 취소를 비판하는 발언들이 나왔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투쟁에 동참시켜야

지금 조선소들은 손실을 만회하려고 쉽게 양보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 정부·여당까지 나서서 조선 노동자 투쟁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그럴 것이다.

따라서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2차 공동 파업은 노동자들의 투지와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계획한 투쟁들을 다했으니 이제 더 해야죠. 임금 동결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무시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사측은 공사 기간을 못 맞춰 더 큰 손실을 볼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사측에게는 노동자들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조 원이 넘는 적자 속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를 4천 명이나 늘렸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더 강력하게 파업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 현대중공업 등에서 파업으로 공사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사측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사측의 부담감을 보여 준다.

파업의 힘을 확실히 키우려면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 요구를 내걸고 노동자들을 투쟁에 동참시켜야 한다. 원하청 연대는 지배자들과 보수 언론의 “귀족노조” 비난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길이기도 하다.

또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 민주노총이 계획한 9월 23일 총파업에 조선 노동자들이 함께 참가해 투쟁을 더 확대한다면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막는 것뿐 아니라 조선 노동자들의 요구를 성취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다.


 더 많은 기사를 읽어 보세요(아래 제목을 클릭, 터치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 후퇴를 멈추고 총파업으로!

- 박근혜의 대(對) 노동계급 전쟁 선포 -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비정규직 확대가 “노동개혁”의 핵심

- 북한 로켓 발사·핵실험 시사 - 현 남북합의 국면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 주다

- 무상보육 위기는 전업주부가 아니라 정부 책임

● 온라인 기사를 빠짐없이 보는 방법! ☞텔레그램 메신저로 알림 받기(여기를 클릭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르세요)

- <노동자 연대>는 정부와 기업의 광고나 후원을 받지 않습니다. 정기구독 하세요! 
- 기사가 좋으셨나요? 그렇다면 1,000원 후원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노동자 연대]투지를 보여 준 조선업 노동자들의 2차 공동 파업 - 투쟁을 지속하고 확대해야 한다 [1] 노동자연대 2015.09.21 2403
241 노동개악 저지에 모든 노동자가 함께하자 노동당울산 2015.09.21 2374
240 서부@ 관리비 6천만원 인출한 관리소장, 3년만에 덜미 [1] 아파트주민 2015.09.18 2706
239 식권팝니다 거래상 2015.09.17 2315
238 현중노조 간부들 중 게시판 관리자는 악질쓰레기이다 2015.09.16 2698
237 태화강 집회의 허위성 이수헌 2015.09.16 2155
236 현중노조(정규직 노조) 게시판에서 한 짓 ㅎㅎㅎㅎㅎㅎ 2015.09.16 2305
235 21세기 자본론에 대해 하나 둘 3 2015.09.16 2050
234 정규직 노조는 절대 믿으면 안된다. 살아남으려면 이 수 헌 2015.09.16 2003
233 [노동자 연대]조선업 노동자 투쟁 정당하다 노동자 연대 2015.09.14 2310
232 '레드 툼' 울산 공동체 상영 안내 file 노동당울산 2015.09.09 2036
231 공개모임> 왜 조선 노동자 투쟁이 정당한가? 조선업 위기와 노동자 투쟁 노동자연대울산 2015.09.09 2025
230 해도너무하네 [2] 만석망해라 2015.09.08 2440
229 이익이 날 때 성과 나누자는 사측의 새빨간 거짓말 노동당울산 2015.09.07 2521
228 풀무원 "앞에서는 바른먹거리 뒤에서는 나쁜 짓거리" 화물노동자 2015.09.05 2118
227 [노동자 연대]9월 4일 현대중공업 노조 2차 부분 파업 - 경제 위기 고통 전가에 맞선 조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 노동자연대 2015.09.04 3178
226 새책! 『9월, 도쿄의 거리에서』― 1923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대학살에 대한 생생한 보고문학! 갈무리 2015.09.02 4413
225 [노동자 연대]임금 인상 투쟁을 시작한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자연대 2015.08.31 2596
224 [노동자 연대]조선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노동자연대 2015.08.31 2318
223 [노동자 연대]비용 삭감과 하청 노동자 확대에 나선 조선 빅3 노동자연대 2015.08.31 2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