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원하청 공동투쟁 결의대회

“원하청 노동자가 힘을 모아 사측에 맞섭시다”

김지태
<노동자 연대> 148호 | online 입력 2015-05-15

5월 14일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조가 공동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는 사내하청지회 집단 가입과 구조조정 중단-총고용 보장 등 원하청 공동 투쟁을 위한 자리였다.

정규직 노조와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4일부터 손을 맞잡고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집단가입 운동을 전개해 왔다. 정규직 노조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우산이 되겠다”며 연대에 나서고 5·14 결의대회로 모이자고 호소해 왔다.

△14일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조 공동 투쟁 결의대회 ⓒ김지태

△14일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조 공동 투쟁 결의대회 ⓒ김지태

집회는 성공적이었다. 결의대회에 모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2천여 명은 “다 함께 투쟁해서 다 함께 승리하자!”며 단결 염원을 표현했다.

특히 집회에 모인 노동자 다수가 정규직이었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이 된 여성 사무직 노동자들과 일반직지회 조합원들도 참가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사측의 탄압을 뚫고 참가했다. 사측은 집회 당일에 강제 잔업, 조기 퇴근, 노조 가입 방지 교육, 감시 같은 탄압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조합원들만이 아니라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도 대열에 함께했다. 현장에서 노조에 가입하는 노동자들도 꽤 있었다.

원하청 노조가 힘을 합쳐 집단조직화에 나서니, 그동안 숨죽여 있던 노동자들도 용기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정병모 정규직 노조 위원장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함께 연대하자고 호소했고, 최충열 사내하청지회 교육부장은 “우리가 노동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며 이날 산재로 사망한 사내하청 노동자를 기리며 산재 없는 공장을 위해 투쟁하자고 힘줘 말했다.

하창민 사내하청지회장은 사측이 출입을 막아서 공장 안 결의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 시각 그는 공장 밖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조를 비롯해 지역 단체들이 구성한 ‘조선하청노동자 권리찾기사업단 두드림’과 함께 집회를 했다. 두드림은 그동안 사내하청지회 집단가입 운동을 지지해 출퇴근 홍보전, 지역 순회 홍보 등을 함께 벌였다.

하창민 지회장은 연단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하청 노동자가 힘을 모아 회사 탄압에 맞서자. 오늘 투쟁을 계기로 고통 받고 착취 당하는 노동자 가슴에 불을 피우자!”

△14일 오후 현대중공업 공장 밖에서 열린 ‘하청노조 집단가입 및 원하청 공동투쟁 결의대회’.ⓒ김진석

공장 안팎의 집회 참가자들은 더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와 더 깊은 연대를 결의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정규직 대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간 정규직 활동가들과 사내하청 노동자들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그 물꼬를 튼 것 같습니다.”

현대중공업 사측이 비정규직·정규직 모두를 향해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며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지금, 이 같은 원하청 연대 발걸음은 더 없이 값지다. 지금의 기운을 유지·발전시키며, 더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공동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갑게도 지금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조는 올해 6~7월 공동 임투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공동 임투 계획이 실질적이 되려면, 무엇보다 정규직 노조가 올 초부터 시작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등에 함께 맞서며 임투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를 함께 내걸고 싸워야 한다.

△현대중공업 정규직·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2015 공동투쟁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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