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GM 협상타결, 새로운 재앙을 불러온다

2018.05.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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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GM 협상타결, 새로운 재앙을 불러온다

GM에 굴복한 문재인정부 규탄한다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5.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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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GM 협상타결, 새로운 재앙을 불러온다

- GM에 굴복한 문재인정부 규탄한다



오늘(5월 10일) GM과 산업부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강의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장기 경영지속을 얻어냈다고 자평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GM은 계획대로 노동조합의 희생과 정부의 재정지원 모두를 얻었고, 정부는 노동자들을 협박해 굴복시킨 뒤 GM에 세금 8천억 원을 헌납했다. GM의 부실경영책임은 단 하나도 규명하지 못했고, 문재인정부는 철저히 GM의 이해관계에 복종했다.


정부-GM간 협상내용을 살펴보자. 정부 발표에 따르면 GM은 한국지엠에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신차를 배정하며,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한국에 설치한다. 정부는 7.5억 달러를 지원하고, GM이 신청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 추가지원을 검토하며, 향후 10년간 GM의 지분매각 제한과 이사회 거부권 등 경영견제장치를 확보했다고 한다. 얼핏 보면 GM이 장기 사업전망을 약속한 것 같지만, 정부가 제공하는 지원내역을 제외하면 모든 내용이 허울에 불과하며 심지어 한국지엠 부실을 더 악화시킨다.


첫째, GM이 지원한다는 64억 달러의 실체를 보자. 이 가운데 28억 달러는 신규자금이 아니라 기존 차입금의 출자전환이다. 그런데 이 막대한 차입금은 애초에 GM이 한국지엠에 높은 이자까지 붙여 강제로 떠넘긴 것이다. GM은 이 차입금을 우선주로 전환해 이제 이자 대신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28억 달러 외에 추가로 투입한다는 36억 달러는 전액 대출금이다. 즉, 한국지엠이 GM으로부터 지는 빚은 기존 28억 달러에서 36억 달러로 오히려 더 늘어난다. 당연히 앞으로 부실규모는 더 커진다.


둘째, GM이 배정한다는 신차 2종은 아직 개발하지도 않은 차량이며 개발한다고 해도 GM 스스로 밝힌 바대로 2021~2022년에야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이조차도 실제 물량을 배정할 때가 오면 지금까지 GM이 항상 그래왔듯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할 수 있다. 당장 올해와 내년에 유럽수출물량이 대폭 줄거나 끊길 전망인데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차량으로 무슨 미래를 보장한다는 말인가?


셋째, 정부는 GM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한국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이 기구 자체가 전혀 실체가 없는 유명무실한 조직이다. GM이 전세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당초 남미지역과 통폐합하겠다고 했었고, 현재 싱가폴에 있는 이 본부는 직원이 50명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또한 기존에 이 본부가 소재하고 있던 싱가폴에는 생산공장이 없다. 즉, 생산공장이 없어도 존속할 수 있는 기구라는 뜻이다. 껍데기만 남은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가 한국으로 온다고 해도 한국에서의 생산지속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렇듯 GM이 제시한 내용 가운데 한국지엠의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얻었다고 주장하는 경영견제장치는 어떤가? 이 역시 새로울 게 없으며 효력도 없다. 향후 10년간 지분매각을 제한한다지만 GM은 지분매각 없이도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즉, 굳이 다른 곳에 매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현금을 뽑아간 뒤에 문을 닫아버리면 그만이다. 거부권은 기존에도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산업은행은 지난 15년간 거부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번 구조조정이 닥치자 ‘2대 주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즉, 거부권은 GM의 경영을 결코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문재인정부는 GM으로부터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8천억 원의 세금만 퍼주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한국지엠 부실에 대한 원인규명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사결과도 비공개다. GM본사가 차입금과 이자, 이전가격, 연구개발비, 해외법인 철수비용 전가 등 각종 명목으로 수탈한 금액이 추산으로만 16조 원 이상이지만 정부는 어떤 것도 밝혀내지 않았다.


GM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협박까지 동원하며 고통을 전가하기에 급급했다. 정부는 GM과 한 편이 되어 노동조합이 굴복하지 않으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고,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불법파견이라 판단했음에도 GM의 눈치를 보며 결과를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GM의 구조조정은 이제 2막을 올린다. GM본사는 지난 4월 26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한국지엠 인원을 4천 명 감축하겠다고 했다. 1차 희망퇴직으로 2,600명의 노동자를 내보냈으니 아직 1천 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더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한국지엠 적자를 유도하는 GM의 수탈구조가 전혀 규명되지 않은 데다 새로운 빚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지엠 부실경영은 더욱 심해진다. GM은 스스로 초래한 부실을 빌미로 또다시 구조조정을 들이밀며 재차 노조의 희생과 정부지원을 요구할 게 뻔하다. 한국지엠 구조조정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합의가 불러올 재앙에 맞서 지금부터 다시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2018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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