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이엔지


단체교섭 중 위장폐업, 60여명 집단해고 통보!



원청이 고용승계 책임져야 한다




서진이엔지는 지난 5년 동안 현대건설기계 가공부 소속으로 운영해 온 사내하청업체이다. 서진의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부 시절부터 업체가 바뀌어도 길게는 20년 동안 굴삭기를 제작하는 용접 작업을 맡아 왔으며 7, 1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일해 온 숙련된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근속이 5년을 넘어도 최저임금 수준인 만성적인 저임금과 불법적인 무급휴업,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정규직과의 차별 등 노동조건은 대다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처지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이에 서진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20196월 노동조합 집단가입을 선택했다. 같은 해 9월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서진 사측은 사실상 교섭 해태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지난 724, 고용유지 대책을 협의하는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업체 대표가 갑자기 폐업과 집단해고를 발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스스로 밥줄 끊는 이상한 회사, 의도적인 물량감소가 계속 됐다


서진 사측은 2월말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중지 결정 이후 원청 현대건설기계와의 교감 속에서 의도적으로 보이는 물량감소를 지속해 왔다. 서진이 맡아온 공정의 일감 일부를 사외로 빼돌리는가 하면, 7월에는 서진이 담당할 예정이었던 굴삭기 중형 암(HX300) 물량을 통째로 정규직에 넘겼다.

 

서진은 일감이 많이 부족하고, 사외 업체와 직영팀 모두에게는 과부하가 걸려 야간근무까지 필요한데도 무리하게 진행된 일들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와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전반적인 일감부족과는 엄연히 다른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이 원하청 사측에게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자, 8월에는 다시 8시간 정상근무에 맞춰진 서진의 생산계획이 잡혔다. 그러나 돌연 폐업 공고가 붙었다.


 

다른 업체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서진이엔지만 안했다


지난 5월 말은 현대건설기계 전체가 일감부족으로 6월에 10일 간의 휴업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인우테크와 현주기업 등 다른 사내하청 업체들은 급하게 노사합의 동의서를 작성하고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똑같은 조건의 서진이엔지만 신청을 하지 않았다.

 

서진 노동자들은 529일 긴급 노사협의회를 통해 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는지, 혹시 해고나 폐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6월 휴업수당은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사측과 협의했다. 서진 대표는 희망하는 조건과 상이해 신청을 보류한다며, 6월 휴업급여는 원칙대로 지급할 것이고, 폐업 우려는 오해라고 밝혔다. 또한 6292/4분기 노사협의회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무급휴업 협의하고 일감부족 대책 찾자고 했지만, 한사코 거부했다


76일 서진 대표는 갑자기 6월 휴업의 무급처리에 동의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진 노동자들은 긴급히 전체 의견을 수렴해 6월 휴업수당은 노사합의 사항이니 약속대로 지급하고, 7월 휴업에 대해서는 무급을 포함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진 대표는 거부했다. 급기야 월급날 하루 전인 9일에는 임금 30% 체불을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며칠 사이 약속을 번복하며 사측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서진 노동자들은 고용유지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716일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체결을 거부했지만, 폐업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서진 노동자들은 일감 확보와 일감 부족 대책, 고용불안 해소 방안 마련 등 고용유지 대책을 협의하자고 재차 요청했다. 724일 노사협의회가 다시 열리고 평소처럼 논의를 진행하던 도중, 서진 대표는 갑자기 준비해온 서면을 꺼내 읽으며 담담히 824일자 폐업을 발표하고 즉시 해고예고통지를 공고했다.



단체교섭 중 위장폐업과 고용승계의 책임은 원청에 있다


교섭 해태와 의도적인 물량감소, 고용유지지원금 회피, 노사합의 약속 번복, 고용유지 대책 마련 거부 등 모든 정황은 위장폐업을 가리키고 있다. 확실한 조건의 정부 지원금조차 적극 신청하지 않으면서 뒤늦게 무급휴업에 동의를 구하고, 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사상 최초로 임금까지 체불시키는 건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사측은 지난 3주간 계획적으로 폐업 위기를 조장하고, 최소한 5월 말 이전부터 위장폐업을 준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하청노조가 다수 조합원들로 유일하게 단체교섭을 진행 중인 서진의 일감을 지속적으로 축소한 상황은 명백한 원청의 지배·개입이자 하청노조 탄압, 즉 부당노동행위이다. 따라서 그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근본 원인과 위장폐업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청에게 있다. 원청이 모든 의혹을 부정한다면, 반드시 서진 노동자 전체에 대한 고용승계로 증명해야 마땅하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하청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


서진 노동자들의 용접 작업은 최저임금을 받고 할 일이 결코 아니다. 일체의 수당도 없고, 상여금도 없이 오로지 2백만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생활해야 했다. 그래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도 노동조합으로 불법을 바로 잡고 처우를 개선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여름휴가를 앞두고 돌아온 것은 폐업 통보이다. 노조 할 권리조차 원천봉쇄하는 위장폐업이다.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희망을 찾아 노동조합을 선택한 서진 노동자들을 기필코 지켜낼 것이다. 모든 것을 걸고 서진 노동자들의 고용과 권리를 사수할 것이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서진이엔지의 위장폐업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하청지회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위장폐업을 철회하라! 고용승계를 보장하라! 원청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 자본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




2020728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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