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정규직·비정규직노조가 함께 사내하청노조 집단 가입 운동을 시작하다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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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 148호 | 발행 2015-05-11 | 입력 2015-05-09

최근 현대중공업 정규직노조와 사내하청지회가 함께 사내하청지회 집단 가입 운동에 나섰다.

정규직노조 정병모 위원장과 사내하청지회 하창민 지회장은 매일 아침 공동 출근 홍보전을 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활동가들은 공장 곳곳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리플릿 반포 등을 하며 가입을 호소하고 있다. 5월 14일에는 노조 집단 가입을 위한 원하청 공동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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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노조가입 신청서.

또, 60여 개 노동·시민사회·법률·인권 단체가 모여 사측의 탄압을 감시하고 대응하기 위해 ‘현대중공업·미포조선 하청노동자 노조가입 불법탄압 감시단’을 발족했다.

지난 비정규직 투쟁들을 돌아보면 정규직 노조의 지원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이 캠페인은 중요한 진전이다. 특히 2004년 당시 현대중공업의 우파 정규직 노조 지도부가 사내하청 노동자 박일수 열사 투쟁을 훼방 놓았던 것을 떠올려 보면 더 감회가 새롭다.

현대중공업에서 원하청 연대 투쟁의 중요성이 다시금 제기된 것은 지난해 정규직 노조가 18년 만에 파업을 벌이면서부터다. 당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이 투쟁을 지지해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뿐 아니라, 비조합원들도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가하는 등 기대를 내비쳤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의 두 배 이상 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게 유리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이 속에서 최근에는 정규직 노조의 민주파 젊은 대의원들이 원하청 연대를 적극 제기했다. 한 대의원은 “원하청이 함께 투쟁해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도 함께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평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노조 가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측이 불안정한 고용을 이용해 악랄하게 탄압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환경 실태조사’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 78.7퍼센트가 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으나 75.7퍼센트가 해고와 블랙리스트가 두려워 가입을 못한다고 답했다.

이번에도 사측은 회유와 협박, 유인물 반포 방해 등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이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조에 가입하는 노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노동자들의 기대를 성공적인 대규모 조직화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규직 노조가 사측의 탄압에 맞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확고히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 정규직 노조와 사내하청지회는 집단 조직화, 법적 대응과 더불어, 업체 폐업과 해고, 블랙리스트 등에 맞선 투쟁 계획을 제시하고 조직해 나가야 한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조선업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정규직 여성 노동자 1백70여 명이 해고당했고 남은 노동자들도 일방적인 교육을 통해 사실상 퇴직을 강요 받고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훨씬 더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8천여 명이 잘려 나간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6월까지 1만 명이 더 해고될 상황에 놓여 있다. 원청 사측의 기성(하청에 주는 비용) 삭감으로 임금 체불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노동자들 모두의 고용을 지키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워야 한다.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는 그것을 위한 출발일 것이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원하청 연대 노력을 지속·발전시켜서 사측의 구조조정 공격에도 단결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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