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다 갔다. 코로나 끝나면 회식이 부활한다."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 속에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서서히 되찾고 있지만 방역을 이유로 중단됐던 회식도 부활할 조심을 보이면서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월부터 방역패스가 잠정 해제된 데 이어 코로나 방역수칙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21일부터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최대 6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방역을 이유로 사실상 금지됐던 직장 내 회식도 시작될 조짐이다. 일각선 코로나 감염 위험이 적은 완치자들만 모아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선 회식의 부활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다수다. 한 직장인은 "슬슬 회식 시동 거네. 코로나 회식 안 하는 건 좋았는데"라고 했다. 다른 직장인은 "회식 가는 거 자체가 부담이다. 앞으로 계속 (방역지침이) 완화될텐데 벌써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한 직장인은 "방역지침 풀리자마자 회식한다는데 어떻게 거절해야 하냐"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일부선 회식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껴진다. 회사원이라는 한 트위터리안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회식. 또 노래방 가서 노래 시키고 그러겠지. 그러다 코로나 걸리면 누가 책임지냐"며 불편한 자리와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전했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선 코로나 시국에서 얻게 된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을 잃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확인됐다. 한 새내기 직장인은 "이미 입사 시 코로나 때문에 회식이 없었던 상태"라며 "평일은 퇴근 후 외국어 학원이랑 운동을 다니는데 이런 거 때문에 앞으로도 빠져도 회사에서 말이 안 나올까"라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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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가 끝나도 이전의 회식 문화로 돌아가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회식 문화에 대한 20~30대 직원들의 불만이 워낙 커서다. 지난해 6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지금처럼 유지됐으면 하는 것"에 대해 조사했을 때 응답자 1424명 중 44.9%는 '회식이나 워크숍 자제'를 꼽았고, 44.1%는 '늦은 시간까지 음주가무 즐기는 것을 자제'를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유행 전부터 반강제적 회식 문화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며 "업무상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자유롭게 참석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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