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일반직(사무직) 노동조합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일반직 노조는 이달 초 사측이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가량에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하자 추진돼 18일 설립됐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한 건 생산직 중심의 기존 노조가 2004년 9월 민노총을 탈퇴한 뒤 11년 만이다.
일반직 노조가 민노총의 손을 잡은 건 조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희망퇴직 대상자 통보를 받은 이들은 자신들이 노조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일반직 노조 추진위 관계자는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시작하는 노조라 힘이 없어 우리 입장을 잘 대변해줄 민노총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로부터 노조 설립 허가를 받은 추진위는 28일 창립총회를 열고 지회장과 부지회장 등을 뽑는다. 이날 노조 설립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할 방침이다. 이후 ‘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일반직노조지회’라는 공식 명칭으로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일반직 노조 가입 대상은 기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과장 이상 사무직(약 6000명)과 기장 이상 생산직(약 1000명) 등 7000명 정도다. 추진위 관계자는 “사측이 2월 1일부터 희망퇴직 방침을 따르지 않은 직원에게는 직무경고 인사대기 등 조치를 하겠다고 해 가입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직 노조 설립으로 현대중공업은 창립(1972년) 이래 처음으로 복수 노조가 생겼다. 그러나 기존 노조는 일반직 노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12년 만의 강성 위원장으로 분류되는 정병모 위원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일반직 노조와 공동으로 정리해고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민노총 재가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